[앵커]
가파른 경사로 '지옥의 오르막'이라 불리는 서울 상명대 앞 언덕입니다.
버스 미끄러짐 사고가 잇따르자, 서울시가 아예 이곳 버스 노선을 폐지하는 걸 유력 검토 중입니다.
인근 주민들, 학생들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김민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비탈길을 힘겹게 오르던 중 뒤로 밀리면서 담벼락을 들이받은 버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나 버스 미끄러짐 사고가 발생한 서울 상명대 앞 골목길입니다.
가파른 경사에 사고 우려가 끊이지 않자, 서울시가 이곳을 지나는 버스 노선 폐지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대 경사도가 16도에 육박하는 상명대 정문과 후문 언덕길 일부 구간에서 버스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곳 언덕길은 경사가 굉장히 가파른데요.
여길 지나는 차량들은 마치 뒤로 밀릴 듯이 힘이 부쳐 보일 정도입니다.
경사로에는 초등학교도 있고 차도 면적이 좁은데다, 차량들이 모이는 길목도 있어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윤양순 / 서울 종로구]
"큰일나죠. 버스 없어지면. 여기 올라오려면 굳은 마음을 먹고 올라오는데. 미끄러우니까 비 올 때도 말할 것도 없고."
[임상희 / 상명대 학생]
"수업도 늦을 것 같지만, 체력적으로 너무 소모가 심할 것 같아요."
상명대 관계자는 "버스가 없어지면 오히려 개인 차량이 급증해 안전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노선 폐지를 검토 중인 서울시는 안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편의보단 안전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노선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이번 주 노선 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버스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강철규
영상편집 : 이혜진
김민환 기자 kmh@ichannela.com